성도41명 司試2차 합격…‘고시촌 아름다운교회’ 경사났네
‘지난해 사법시험 합격생 19명, 올해는 41명….’
유명 사법시험 준비 학원이나 대학의 선전용 플래카드에 적힌 문구가 아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고시촌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자리 잡은 한 교회의 놀라운 실적이다.
화제의 교회는 6층 건물 지하 1층에 자리한 ‘아름다운 교회’. 이 교회의 고시생 신도들은 14일 법무부가 발표한 제47회 사법시험 2차 합격자 1001명 가운데 41명을 배출했다.
이 교회의 인치승(印致昇) 담임목사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교회가 고시 합격생 양성소보다는 고시생들의 안식처가 돼야죠”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인 목사는 치열하게 공부하는 고시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조그만 배려를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교회 성도들은 명절 때마다 고향을 찾아가지 못한 고시생들을 위해 떡국을 준비해 대접하며 위로와 격려를 한다
인 목사는 “합격의 스트레스 때문에 마음이 피폐해지기 쉬운 고시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한 관심”이라며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이들을 돕기 위해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시 합격생 김재현(26) 씨는 “매주 예배시간에 은혜받아 힘을 얻고 많은 분이 고시생을 격려해 주셨다”면서 “교회가 24시간 개방되어 있어 괴로울 때면 언제든지 기도할수 있어서 큰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인 목사는 “교회 성도도 가운데 합격생이 많아진 것은 기쁜 일”이라며 “하지만 낙방한 고시생을 위로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고시생들이 언제든지 와서 위로 받고 힘을 얻을수 있는 따뜻한 안식처가 됐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밝혔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