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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감사와 기도

 

배유나(외무고시 최종합격)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가전서 5:16-18)” 이 말씀은 저희 가정의 가훈으로 어렸을 때부터 거실 액자에 걸려있었습니다. 매일 이 말씀을 보면서도 내 삶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여겨왔지만, 시험을 준비했던 지난 5년간을 돌이켜보면 이 말씀대로 살게 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저를 단련시키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외교관이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였고 그 꿈을 가지고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했지만 두려움이 너무 많아서 선뜻 공부를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1년에 단한번의 시험, 몇 명 뽑지도 않는 좁은 관문을 도저히 제가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고시 공부를 하려면 독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성실하게 장기간 공부해야하는데 느슨한 성격인데다 모든 시험은 벼락치기로 때워왔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별 생각 없이 고시의 길 외에는 어떤 길이 있는지 시야를 넓혀보려고 떠난 일본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진로와 비전을 놓고 더 기도하게 되었고 그 가운데서 이 길에 대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귀국 후 2007년에 신림동에 들어와 외무고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고민한 끝에 결단하고 시작한 공부였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공부하려고 독서실 책상에 앉으면 뛰쳐나가고 싶어서 엉덩이가 들썩거렸고, 겨우 집중하기 시작하면 공부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 금방 속상해졌습니다. 신림동에 아는 사람도 하나도 없었고 불안과 외로움 속에서 신림동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독서실 휴게실에서 아름다운교회 신문을 우연히 봤는데 예배당 24시간 개방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어 틈틈이 예배당에 가서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주일 예배에 참석하고 셀모임에도 참여하게 되면서 힘들게만 느껴지던 고시생 생활이 즐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시험이후 신림동으로 아예 이사를 와서 새벽기도도 나가려고 노력하게 되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원래 아침잠이 많아서 20년 넘게 교회를 다니면서도 새벽기도를 나가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새벽기도를 나가니 엄마가 깜짝 놀라셨던 기억이 납니다.

가끔은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럭저럭 즐겁게 신림동 생활에도 익숙해지고 있을 때 2009년 초, 할머니가 말기암 선고를 받으셨습니다. 저에게는 엄마 같고 친한 친구 같은 할머니의 암 소식에 너무 놀라 빠지지 않고 새벽예배, 수요예배, 금요예배 모두 참석해서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3월 중순에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저는 2차가 한달여 남은 상태에서 실의에 빠져서 시험공부를 거의 손에서 놓았습니다. 그렇게 온힘 다해 기도했는데 들어주시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생겼습니다. 하나님은 나에게 관심이 없으시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배에도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휴학기간을 다 써버려서 학교에 복학할 수밖에 없어 신림동을 나오면서 주일예배만 간신히 나오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흐트러지자 자연히 생활도 엉망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은 막연히 들었지만 돌이킬 의욕도 힘도 없었습니다.

다시 내년 시험을 준비해야겠다는 확신은 없었지만 관둘 용기도 나지 않아 일단 고시 기숙사 시험을 봤습니다. 외시생은 거의 뽑지 않는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의 이끄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신앙이 좋은 친구를 룸메이트로 만나게 하셔서 그 친구의 제안으로 새벽기도모임에 나가게 되었고, 이전에는 학교에 다니면서 미션스쿨이라는 점을 거의 느끼지 못했는데 고시 기숙사에 기도실이 마련되어있어 공부하다 지칠 때면 언제든 달려가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샌가 하나님께 삐진 마음이 풀리고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공부에 집중이 되기 시작했고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쓰고 있던 일기에 오늘의 감사라는 칸을 따로 만들어서 받은 은혜를 하나씩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 시험은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크게 실수한 것도 없는 것 같아서 기대하는 마음이 컸는데 몇 년째 오르지 않는 경제학과 외시를 시작하면서부터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영어점수가 생각보다 낮게 나와서 소수점차이로 또다시 2차에서 낙방했습니다. 저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2011년 시험을 준비하려고 마음먹기까지가 힘들었지만 일단 정하고 나니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경제적 부담을 최대한 줄이려고 왕복 세 시간 거리를 통학하면서도 매일 도림천을 따라 신림역까지 걸으면서 운동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좋은 스터디원들을 만나 즐겁게 공부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다른 걱정 없이 꿈을 위해 매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했고, 내 힘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매 순간순간마다 기도하지 않을 수 없음에 감사했습니다.

과거 네 번의 시험에서 1차 시험은 매번 안정적인 점수를 받아왔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올해 시험에서 커트라인으로 예상되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2차 시험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슬아슬한 1차 점수를 받으면 불안해서 2차 공부에 지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기도하게 되면서 더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2차 시험장에 들어가는건 다섯 번째 였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익숙해지기는커녕 불안만 커졌습니다. 아침 7시반쯤 시험장에 들어가서 기도로 마음을 안정시키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2차 시험에서 크고 작은 실수들이 많아 시험이 끝나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국제법은 과락을 걱정할 정도였고 경제학은 계산문제 답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일본거주경험이 있기 때문에 은근히 자신했던 일본어 점수는 낮은 점수가 나왔고 그동안 계속 자신없어했던 영어와 경제학에서 고득점하여 2차를 통과한 것을 보면서 내 힘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셨음을 확신했습니다.

믿기지 않는 2차 합격을 기뻐할 새도 없이 합숙면접으로 강화된 3차 시험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우수한 사람들 틈에서 위축될 때마다 지혜를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같은 조에 해외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긴장이 탁 풀리면서 ‘이건 하나님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절대 합격할 수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종발표일에 집에서 혼자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녁 여섯시에 발표와 동시에 합격자에게 문자가 온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여섯시가 넘었는데 문자가 오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아프면서도 고시생활을 돌이켜보며 ‘나 염려하지 않아도 내 쓸 것 아시니 나 오직 주의 얼굴 구하게 하소서 다 이해할 수 없을 때라도 감사하며 날마다 순종하며 주 따르오리다’라는 찬양이 생각나면서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부모님께 연락드리려고 핸드폰을 집어 들었는데 그때 합격문자가 왔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지난 5년간의 일기를 다시 읽었는데 여러 번 반복해서 써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감사와 기도’였습니다. 5년간 외무고시를 준비한 기간은 나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었던 인내와 성실함을 키우고, 내 자신을 내려놓고 하나님만 의지하는 훈련의 시간이었습니다. 수험생활은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수록 더 의식적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분명히 감사와 기쁨으로 채워주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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